돛씬만들어진 것 같았지만 조용했다밤이 깊어

돛씬만들어진 것 같았지만 조용했다밤이 깊어서라기보다 군기가 엄정하기 때문이다장막을 젖히고 안으로 들어선 광은 곧 얼굴을 펴고 웃었다 기름등불에 비친 78세쯤의 소년이 그를 맞아 일어서고 있었다왜 자지 않는거냐형님 기다렸어요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소년이 말했다 그때 진막 구석에서 곰가죽 저고리를걸친 사내가 다가와 허리를 굽혔다도련님 오셨습니까내일은 아침 일찍 출발이다마른풀을 깐 바닥에 털썩 앉은 광이 말했다반이에게 털옷을 단단히 입히도록예 도련님다시 허리를 굽힌 사내가 힐끗 광의 눈치를 보았다반 도련님께서 대감께 아니 폐하께 데려다 달라고 조르십니다만지금은 안된다말은 엄격했지만 광이 부드러운 시선으로 반을 보았다하지만 아버님이 곧 보러오실 것이다 반아내일은 여진땅으로 들어갑니까반이 물었으므로 광은 얼굴을 펴고 웃었다 그가 투구끈을 풀어 투구를 벗어 내려놓자 짙은 눈썹의 수려한 용모가 드러났다 위의 형인 균과 만과는다르다그렇다 네 고향으로 들어가는 거다제 고향은 조선입니다그렇군 하지만 여진땅도 곧 우리 고향이 된다반은 광의 배가 다른 동생이다 올해 나이 7살인 반의 어머니는 여진족장고율차의 딸이었는데 3년전에 병으로 죽었다 그래서 그보다 일찍 어머니를 잃은 광의 3형제와 같이 자랐지만 형제의 우애가 각별했다 특히 셋째인 광은 반에게 글도 가르켰다넌 며칠 후에 네 외조부도 뵐 수 있을 것이다광이 말했지만 반은 눈만 반짝일뿐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고율차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것이다 반이 손을 뻗어 광이 차고 있는 검 끝을 건드렸다형님 언제 적을 벱니까아직 알 수 없다쓴웃음을 지은 광의 시선이 무릎을 꿇은 채 구석에 단정히 앉아있는 사내에게로 옮겨졌다김도위한테서 칼 잡는 법부터 익히도록 해라벌써 익혔습니다그러자 광의 시선을 받은 김도위란 사내가 표정없는 얼굴로 대답했다막내 도련님의 자세는 갖춰졌습니다 하지만기가 강해서 서두르겠지그렇습니다머리를 끄덕인 광이 반을 바라보았다김도위는 아버님과 함께 검법을 완성하신 분이다 아버님이 특히 너에게김도위를 호위로 붙여주신 뜻을 아느냐모릅니다맑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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