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했지만 분명히 기력을 쏟아 내지르는 기합소리였다

희미했지만 분명히 기력을 쏟아 내지르는 기합소리였다대충 옷을 걸친 이반이 방을 나왔을 때 아직도 어둠에 덮인 집안은 조용했다 모두 잠이 들어 있는 것이다 마당을 건너 반쯤 열려진 대문을 나왔을 때 나무 부딪치는 소리가 이번에는 선명하게 들렸다연달아서 서너개가 부딪치면서 기합소리는 세군데서 났다검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나무 부딪치는 소리는 목검의 부딪치는 소리였다 옆쪽의 작은 동산길 소로를 따라 나뭇가지에 가려진 평평한 분지로 올라갔을 때 이반은 희뜩희뜩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몇걸음 더 가 서자 사람들의 형체는 분명히 드러났다 김회와 세 사내였다 그들은 모두 다리에 감발을 했고 웃통을 벗은 맨몸이었는데 제각기 목검을 들고는 난전을 벌리는 중이었다이반은 두어 걸음 더 다가서서 나뭇가지 사이로 그들을 보았다벌써 상체가 땀으로 젖어 번들거리는 사내들의 기세는 맹렬했다 그런데 세 사내가 뭉쳐서 김회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눈을 가늘게 뜬 이반은 김회의 모습을보았다세 사내는 삼각으로 서서 김회를 순차적으로 찌르고 베고 후렸지만 번번히 빗나갔으며 오히려 김회에게 어깨나 허리를 얻어맞았다기합소리는 모두 세 사내가 낼 뿐으로 김회는 숨이 가쁜 것 같지도 않다 왜인의검술은 처음 보는 터라 이반은 집중했다 그때였다 사내 하나의 칼을 가로로 막으면서 몸을 비틀어 허리를 후려갈긴 김회가 성큼 발을 이쪽으로 떼더니 얼굴을펴고 웃었다나리께서 오셨습니까그러자 세 사내의 살기띤 시선이 일제히 이쪽으로 옮겨졌으므로 이반은 쓴웃음을지었다 나뭇가지를 헤치고 그가 공지로 나섰을 때 김회가 웃음띤 얼굴로 물었다왜국의 검법은 처음 보십니까처음이야 빠르고 강하군 그래이 검법은 호소까와 가문의 검술사범인 이께다씨가 창안한 천하류지요그러자 선장 오춘이 말을 받았다마쓰노리씨는 이께다 사범의 수석제자올시다 이께다씨가 연로해서 검술사범을마쓰노리씨한테 넘겨줄 예정이지요마쓰노리는 김회의 일본명이다 이반이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그대들 셋도 일당 십의 검술을 지녔는데도 셋을 다 제압하고 있는걸 보면 그럴만도 하다나리의 검술도 이미 조선땅에 널리 소문이 퍼져 있었소이다김회가 은근한 시선으로 이반을 보았다십여보를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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